essay

구축성의 전통이 현대건축에서 나타나는 방식

· 길성호, 현대건축의 재발견 Vol. 1을 읽고

근대 이후의 건축은 단순히 형태를 만드는 행위가 아니라, 재료의 물성과 구조의 논리를 탐구하는 구축적 사고로 발전해왔다. 이러한 구축성의 전통은 19세기 비올레 르 뒤크(Viollet-le-Duc)와 젬퍼(Gottfried Semper)에게서 시작되었다.

르 뒤크는 “구축은 수단이며 건축이 최종 결과”라고 하며, 구조적 합리성과 기능적 요구의 통합을 강조했다. 젬퍼는 ‘피복(Wrapping)’ 개념을 통해 장식을 구조의 필수 요소로 간주하며, 물질과 기술의 관계 속에서 건축의 본질을 찾았다.

현대 건축가들은 이러한 전통을 물성과 장소성의 감각을 통해 재해석하였다. 헤르조그 & 드 뫼롱은 리꼴라 파빌리온과 도미누스 와이너리에서 재료의 질감과 투명성을 활용해 새로운 벽의 개념을 제시했다.

그들은 산업공정, 이미지, 물성을 결합하여 구축의 논리를 현대적으로 재구성하였다. 또한 피터 줌터는 브루더 클라우스 예배당 등에서 재료의 촉각성과 시간성을 강조하여, 건축이 인간의 감각과 기억에 반응하는 현상적 구축물임을 보여주었다.

이처럼 현대건축에서 구축성의 전통은 단순한 구조 표현을 넘어, 재료의 물리적·지각적 속성을 통해 감성적 경험을 유도하는 공간적 언어로 발전하였다. 재료의 진정성, 장소의 맥락, 기술의 구체성이 결합된 구축의 논리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건축의 본질을 구성하는 핵심 원리로 작용한다.